“화나면 장난감을 휙 던져버리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밥을 안 준 것도 아닌데, 숟가락을 집어던졌어요.”
“말을 못하니까 때리거나 던지는 걸까요?”
부모들이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아이가 물건을 던지는 행동은 단순히 ‘버릇없음’이나 ‘공격성’ 때문이 아니라,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감정 표현 방식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기 아이들은 왜 던질까요?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아이는 던지며 ‘감정’을 말한다.
– 피아제와 비고츠키의 시각에서 보기
**피아제(Piaget)**는 아동의 인지 발달 이론에서, 전조작기(2~7세) 아이들은 아직 논리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며 자기 중심적인 사고를 한다고 보았습니다.
다시 말해, 감정을 조절하고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기보다는 ‘내가 느낀 그대로’ 행동하는 시기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짜증이 나면 “지금 화났어요”라고 말하는 대신, 장난감을 집어 던져 자신의 감정을 표현합니다.
**비고츠키(Vygotsky)**는 언어가 사고를 발달시키는 핵심 도구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아직 언어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은 감정을 표현할 ‘도구’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손에 쥔 것을 던지거나, 몸으로 표현하게 되는 것이죠.
즉, 물건을 던지는 아이는 '말' 대신 '행동'으로 감정을 말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행동,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1. 감정과 행동을 분리해서 이해하기
❌ “왜 자꾸 던져! 그만 좀 해!”
⟶ 이렇게 말하면 아이는 “내 감정을 표현한 것도 혼나네?” 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 “화가 났구나. 그렇지만 던지는 건 위험해.”
⟶ 감정을 공감해 주되, 행동은 안전하게 표현하도록 지도합니다.
발문 예시
“○○야, 지금 속상한 마음이 있니?”
“그 마음, 말로 해볼까?”
“던지면 위험하니까, 말이나 그림으로 알려줄 수 있어?”
2. 안전한 감정 표현 방법을 알려주기
아이가 물건을 던지려 할 때 막기만 하면, 대체 방법을 모릅니다.
대신 안전한 대안 행동을 함께 제시해 주세요.
“속상할 땐 말해도 돼.”
“던지고 싶으면 베개나 공 같은 안전한 걸 던져보자.”
“지금 종이에 마음을 그려볼래?”
예시 상황
🍽 식사 시간에 밥을 먹기 싫다고 숟가락을 던짐
→ “먹기 싫은 기분이 있었구나. 근데 던지면 다칠 수 있어. 먹기 싫으면 ‘쉬고 싶어요’라고 말해줘도 돼.”
3. “안 돼”보다 “이렇게 해”로
아이들은 ‘하지 말라’는 말보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워야 합니다.
훈육은 금지가 아니라 대체 행동을 알려주는 과정입니다.
부정 대신 긍정 발문 예시
❌ “던지지 마!”
✅ “그 기분, 손으로 말해볼까?”
✅ “지금 공처럼 부드러운 걸 던져볼래?”
행동이 반복될 땐?
반복되는 던지기 행동이 있다면, 아래의 질문으로 원인을 탐색해보세요.
아이가 피곤하거나 배고픈 상태였나요?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나요?
평소 모델이 되는 어른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나요?
실제 상황 대화 예시
👧 아이: (장난감을 던지며) “싫어!!”
👩 부모: “무엇이 싫었는지 말해줘. 엄마가 도와줄게.”
👧 아이: “그거 못 하게 해서 화났어.”
👩 부모: “그랬구나. 화났다고 말해줘서 고마워. 우리 같이 해결해보자.”
아이 감정은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배워가게 하는 것
던지는 행동 자체를 멈추게 만드는 데 집중하면, 아이는 감정 표현 자체를 억누르게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감정을 억제시키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감정은 행동보다 먼저 다뤄야 해요.
아이는 말로 표현하는 방법을 아직 배우는 중이에요.
행동보다 감정, 제지보다 지도, 혼냄보다 공감을 먼저 기억해주세요.
"오늘 아이가 무언가를 던졌다면, ‘왜 던졌을까’가 아니라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를 먼저 떠올려주세요."
육아는 감정을 이해하는 기술이자, 기다림의 예술입니다.